[서랍 속 사랑을 세상 밖으로] 석현인·강현석 부부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지난 7일, 삼천포 벌리동에 위치한 카페 코코펠리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추억의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가족이야기를 들려줄 스물세 번째 주인공은 석현인(49)·강현석(54) 씨 부부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석 씨는 김이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뗐다.

▲ 서랍 속 인터뷰 스물세 번째 주인공 석현인 씨.

“남편은 볼링 치러 갔다가 만났어요. 저는 그때 영양사로 일하고 있었고, 남편은 회사원이었는데, 삼천포 쪽에 연수를 받으러 왔었죠.”

둘은 볼링장에서 처음 만났다. 삼천포 토박이인 석 씨가 아는 언니와 볼링장에 갔는데, 마침 놀러 왔던 남편과 만나게 된 것이다. 곧, 강 씨가 삼천포에 발령을 받아 오게 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락하는 사이로 발전했단다. 석 씨가 근무하는 곳에 강 씨가 밥을 먹으러 온 적도 있다는데. 

“남편은 제가 반찬으로 나온 달걀을 1개 더 줘서,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하하)”

오고 가는 반찬 속 싹튼 사랑일까. 요샛말로 7개월 정도 ‘썸’을 탄 그들은 연애를 시작하고 7개월여 만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두 사람이 부부가 된 날이 1995년 3월 26일. 식은 남편의 고향인 포항에서 올리게 됐다. 석 씨는 아직도 결혼식을 떠올리면 아찔하다고.

“곧 결혼식이 시작하는데, 시작하기 30분 전까지 친정 부모님이 안 오시는 거예요. 부모님이 포항 초행길이시라 대여섯 시간쯤 걸려서 겨우 도착하셨어요. 하마터면 부모님 없이 식을 치를 뻔 했죠.(하하)” 

석 씨의 친정아버지는 ‘더 나이 들기 전에 받을 건 받아야 되지 않겠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딸의 결혼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단다. 사위인 강 씨는 처음 장인 장모님을 뵈러 간 날에 ‘호적 등본’까지 떼서 갔다고. 이 일화만 들어도 친정 부모님이 석 씨를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지 짐작이 간다.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이어가던 부부는 97년에 첫아이(화정, 23)를 낳았다. 한 해 뒤에는 둘째(창욱, 22)도 태어났다. 

“첫째를 가졌을 때 남편이 ‘아빠 닮아라, 닮아라’하고 태교를 해서인지, 진짜 큰 애는 아빠를 많이 닮았어요. 사실 남편이 장남이라서 ‘아들을 낳아야 되나?’ 하는 부담도 살짝 있었죠. 은연중에 딸이 섭섭해 하더라고요. 연년생이라 더 그런가. 요새는 딸이랑 더 친구처럼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또 아들이 섭섭해 하려나? 둘 다 사랑합니다.(하하)”

지금은 사랑으로 키운 두 아이 모두 대학생이 됐다. 부부가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체험’이라고. 애들이 어릴 때부터 주말마다 가족끼리 여행도 가고, 전시회도 보러 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단다.  

“애들한테 공부도 많이 시켰죠. 남들 다니는 예체능, 국영수 학원만 4~5군데는 보낸 것 같아요. 오죽하면 남들이 ‘저 집은 애들이 태풍 부는 날에도 공부하러 간다’고 욕 할 정도 였으니까요.(하하)” 

강하게 자란 아이들(?)은 그 당시에는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엄마 아빠처럼 우리한테 해 준 사람이 없더라’고 고마워한단다. 부부도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는 아이들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둘째가 사춘기 때, 아이와 진로 문제로 의견 차이가 있었어요. 서로 마음을 많이 다쳤죠. 그때 아들이 스트레스로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 간호사 선생님을 보고 ‘간호사가 돼야겠다’고 진로를 정하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좋게 해결이 됐다고 해야 할까...(하하)”

내년이 결혼 25주년이라는 석 씨 부부. 석 씨는 행복한 순간으로 작년 10월에 부부동반으로 다녀온 동유럽 여행을 꼽았다. 10일 동안 친구 부부 2쌍과 함께 오스트리아, 독일, 체코, 스위스 4개국을 다녀왔다고.

평소 ‘리마인드 웨딩’처럼 사진을 찍는 게 꿈이었는데, 체코에서 친구가 들고 온 드라이플라워를 들고 단체사진을 찍었단다. 부부는 둘이서 다정하게 사진을 찍으며 행복을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고.

낙천적이고 유쾌한 성품의 석 씨는 여전히 꿈이 많다. 지금 사천시여성합창단에서 7년 정도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첼로, 그림 등 새로운 취미 활동도 하고 싶단다.

“조리사 일을 하고 있는데,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요. 요즘 부쩍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하하) 몸 관리 잘해서, 재밌게 하고 싶은 것들 다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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