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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란, 높지도 낮지도 않은 울타리가 된다는 것’

기사승인 2019.09.17  10: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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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랍 속 사랑을 세상 밖으로] 옥행정·홍사철 부부

   
▲ 서랍 속 인터뷰 열다섯 번째 주인공 옥행정 씨.

[뉴스사천=고해린 인턴기자] 추석을 앞둔 6일, 서랍 속 인터뷰의 열다섯 번째 의뢰인을 만났다. 아기자기한 공방 내부로 들어서자, 은은한 향기가 코끝에 스몄다. 추억의 비디오테이프를 꺼내어 가족사랑 얘길 들려줄 오늘의 주인공은 옥행정(40)‧홍사철(43) 씨 부부. 옥 씨는 사천읍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26살에 친구 소개로 만났어요. 남편이 공군이라 사천에 있는 카페에서 처음 만났는데, 남편이 가고 싶은데 없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사천이 고향도 아니고, 아는 데도 없었어요. 그래서 그 당시 사천에 귀신 나오는 아파트가 있다길래, 첫 만남에 거길 갔었던 기억이 나네요.(하하)”

옥 씨의 말에 의하면 결혼을 확신하게 된 것은 두 사람의 확연한 성격차이 때문이란다. 역시 반대는 끌리는 걸까? 감정적인 스타일의 옥 씨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홍 씨의 매력에 빠졌다고. 

1년여 정도의 연애 끝에, 두 사람은 2007년 5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옥 씨는 아직도 4박 5일로 떠난 제주도 신혼여행의 기억이 생생하단다. 

“흑돼지를 먹으러 갔다가 남편하고 싸웠어요. 저는 술을 안 하고, 남편은 술을 좋아해요. 남편은 술 한 잔 먹고 대리 불러서 숙소로 가자고 하는데, 저는 ‘굳이?’라는 생각? 서로 의견이 안 맞으니까 다퉜죠.(하하)”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 했나. 다음날 아침, 숙소 근처 바닷가를 씩씩대며 걷던 옥 씨는 모래사장에 놓인 하트 모양 현무암을 발견했다고. 화는 났지만 이 신기한 걸 어서 보여줘야겠다고 남편에게 달려갔단다. 그렇게 유야무야 여행지에서의 사랑싸움이 마무리됐다.
두 사람의 앞날에 행복만 넘실거리나 했는데, 큰 파도가 그들을 덮쳐오기도 했다. 

“큰 애 낳고 8개월쯤 됐을 때, 달라진 몸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어요. 한 번은 커피를 마셨는데 응급실에 실려 갔죠. 카페인 부작용이래요. 공황, 외상 후 스트레스처럼 그때 제가 먹었던 겁과 불안이 엄청 오래가는 거예요. 그때 너무 힘들었죠. 저희 남편이 무뚝뚝한데, 출근길에 군화를 신으면서 ‘옥아. 살 안 빼도 되니까. 아프지만 마’하고 제 앞에서 울더라고요.”

옥 씨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음 하나가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데 내가 너무 거기에 푹 빠져있었구나 싶었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상담도 하고, 삶의 방향이 크게 달라진 계기가 됐다고. 
때론 티격태격, 때론 알콩달콩하게 사랑해온 부부는 슬하에 라은(13), 라리(10) 두 딸을 뒀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공방 이름도 아이들의 이름을 따 ‘라라네이처’로 지었다고. 옥 씨는 애들을 낳았을 때를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꼽았다.

“전에 싸이월드에도 남편 만나서 애들 낳은 일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썼었어요. 또 공방은 애들 이름을 걸고 하니까 이익만 생각하거나 엄한 짓 안하고,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더 조심스럽고, 좋은 재료를 쓰려고 하죠.”

옥 씨는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도 무엇보다 ‘몸 건강, 마음 건강’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어쩌면 가장 어려운 소망이 될 수도 있겠다. 

“저도 그렇고 남편도 평범한 가정을 꿈꿔왔어요. 제가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잠시 떨어져 있던 때가 있었는데, 너무 힘들었거든요. 남편도 사고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이런 부분에서는 생각이 같았죠. 부모가 돈을 잘 벌든 못 벌든, 아이들에게 높지도 낮지도 않게 튀지 않는 울타리가 되자.”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한다는 옥 씨. 예전에는 상가주택을 지어서 한 쪽은 공방, 한 쪽은 만화방을 하고 싶었단다. 왜 만화방일까?

“제가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저희 아저씨가 라면, 짜파게티를 잘 끓이거든요. 저는 공방하고, 남편은 만화방 운영을 하고 그러면 재밌지 않을까...(하하)” 

생각보다 단출한 이유에 분위기가 웃음으로 물들었다. 해맑은 미소를 가진 옥 씨. 앞으로 그녀의 계획은 뭘까?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공방을 운영해 나가고 싶어요. 공방 일이 제일 좋았던 게 내가 천연재료로 만든 화장품이나 세제, 비누 같은 생활용품을 가족들이 쓸 수 있다는 거였어요. 나중에는 아이들도 직접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쓸 수 있게 되면 더할 나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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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린 인턴기자 rin@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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