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가끔 난 행복해>

▲ 「가끔 난 행복해」옌스 크리스티안 그뢴달 글 / 민음사 / 2019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국립 덴마크 영화학교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한 옌스 크리스티안 그뢴달은 1998년『루카』로 황금 월계관 상을 수상했고, 2006년 『변한 빛』으로 국제 임팩 더블린 문학상, 프랑스 메디치 상, 페미나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일흔살의 엘리노르가 남편을 떠나보내고,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죽은 친구에게 보내는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나와 게오르그, 엘리노르와 헨링 커플은 서로 다른 출신과 성격을 지녔지만 우연히 알게 된 후 절친한 사이가 된다. 어느 날, 함께 놀러 갔던 스키장에서 안나와 헨닝이 사고로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생기고, 사고로 죽은 남편과 안나가 몰래 만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덴마크인으로서 독일인의 자식을 낳은 어머니, 그로 인해 늘 위축되어야만 했고 가식적으로 살아야 했던 어린 엘리노르, 이탈리아계 이주민임에도 늘 밝고 당당하며 자신감이 넘쳤던 안나를 부러워했던 젊은 시절의 엘리노르, 쌍둥이들을 보살피며 게오르그의 배려와 위안을 받았지만 끝내 가족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안나의 삶을 물려받은 인생을 살아온 중년의 엘리노르.

게오르그의 죽음으로 비로소 그녀는 “네겐 슬퍼 보이겠다 싶지만 알다시피 난 슬픈 사람은 아니야. 가끔 난 행복해, 노래에 있듯이 마음으로 행복해, 내가 항상 그걸 보여 줄 수는 없더라도. 뭐든 그저 지나치는 무언가일 뿐이야.”라고 고백한다.

이 책은 한 여인의 삶으로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아무리 삶의 무게가 무거울지라도 ‘그저 지나치는 무언가’라고 생각하고, 여기 이곳에 ‘살아 있음’이 행복이라고 되뇌어 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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