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명중학생들의 ‘태평양 너머’ 여행
① 박유경 학생이 들려주는 캐나다 밴쿠버 이야기

▲ 캐나다 밴쿠버를 여행 중인 곤명중 교장과 학생들. 왼쪽부터 김영웅(3), 노정임 교장, 박유경(3), 정설(2), 박성은(2), 최준혁(3), 김민우(2), 김서진(2), 우용우(2), 김지우(3), 강은수(3).

이 글은 전교생이 16명뿐인, 사천에서 가장 작은 학교, 곤명중학교에서 보내왔다. 지난 여름방학에 다양한 문화체험과 국제적 안목을 키우는 뜻에서 2·3학년 모든 학생(=10명)이 미국·캐나다 여행을 다녀온 뒤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글로 표현했다. 보기에 따라 투박하다 여길 수 있으나, 곤명중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뜻에서 두 번에 걸쳐 지면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캐나다에 온지 3일째 되는 날은 일정이 빠듯했다.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유명한 대학과 고등학교까지 둘러볼 참이었다.

먼저 간 곳은 그랜빌 아일랜드. 15불짜리 버거가 무척 맛있었다.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 버거를 먹는 도중 갈매기가 와서 빵을 조금 떼 주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거리에선 버스킹 공연을 한참 구경했다.

다음 게스 타운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증기 시계도 구경했는데 정말 신기했다. 운 좋게 우리가 도착했을 때 종이 울려서 그 시계의 특별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론 스탠리 파크에 갔다. 처음에는 마블 코믹스 작가인 스탠리와 뭔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봤지만, 여기서 스탠리는 옛날 이곳 총독인 스탠리 경의 이름을 따서 지은 거라 했다.

스탠리 파크 구경 후 차로 스탠리 파크를 빠져나오는데, 가이드께서 “아직 스탠리 파크 안에 있다”고 해, 그 규모에 많이 놀랐다. 느낌으로는 우리가 사는 사천시 정도 크기인 것 같았다.

그리고 캐나다 플레이스라는 곳도 구경했는데 거기서도 공연하는 사람이 있어서 즐겁게 구경하고, 외국인들과도 잘 못하는 영어지만 많이 이야기했는데 재미있었다.

오후엔 우리들의 이번 여행의 중요 목적 중 하나인 학교 탐방을 했다. 많은 학교를 구경하진 못했지만 나에게 유학의 꿈을 갖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먼저 워싱턴 주립대학에 갔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주인 폴 앨런이 이 학교 출신이라고 했다. 워싱턴 주립 대학은 원래 미국의 명문 대학인데, 밴쿠버에 있는 건 분교였다. 건물이 굉장히 클래식하고, 공부에 빠지게 만들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유학을 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 UBC대학을 방문한 곤명중 학생들.

다음으로 우리는 UBC에 갔다. UBC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명문대학으로 현대적인 건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가 갔던 8월에는 학교가 방학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모두 기숙사에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 UBC의 트레이드마크인 UBC 구조물에서 사진을 찍고, 다음 일정 때문에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채 나와야 했다. 조금 아쉬웠다.

River side라는 고등학교에 갔다. 우리가 숙박했던 홈스테이 아저씨의 딸이 다녔던 학교라고 했다. 학교에서 어떤 키 큰 외국인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셨는데 인상이 좋으셨다. 반바지 차림의 편한 복장을 한, 친근감을 주는 인상 좋은 선생님은 뜻밖에도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 학교는 우리나라 고등학교와 매우 달랐다. 공부에만 치우쳐 공부만 강요하는 한국의 고등학교와 달리 이곳은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며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부러웠다. 이곳은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많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이 학교를 다닌다면 내 꿈과 진로를 정말 잘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교는 방학 때 각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배우면 더 빨리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학교 견학을 끝내고 우리는 밴쿠버 시내를 탐방했다. 한국의 지하철과 같은 걸 타고 메트로 타운으로 갔다. 그곳 지하철의 특징은, 한국의 지하철 지하철은 지하에서 다니지만 우리가 탔던 것은 지상의 고가도로 높이에서 다니는 자기부상열차 같은 것이었다.

메트로 타운은 우리 학교가 위치한 곤명면 같은 지명이라고 한다. 이곳은 캐나다의 젊은 사람들이 친구들 또는 혼자서 노는 젊음의 광장 같은 곳이라고 한다. 2층에서 KFC를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는 치킨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많은 매장들을 구경했는데 옷 매장, 전자기기 매장, 식료품점 등 다양했고, 가장 흥미로웠던 곳은 전자기기 매장이었다. 전자기기 매장도 종류가 많았는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애플 매장에선 내가 전부터 소리를 듣고 싶어 했던 비츠 헤드셋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전자기기 매장에선 이어폰도 팔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인 뱅앤올룹슨 이어폰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주머니 사정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모든 구경을 마치고 나서 식당에 가서 나는 국수 같은 걸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건데 너무 맛있어서 여행 중에 다시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내일은 로키에 간다. 말로만 듣던 좋은 경치를 맘껏 보고 싶다.

▲ 아마존 본사를 방문한 곤명중 학생들.


곤명중학교 3학년  박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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