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합원 ‘착공추진위’ 구성하고 거리 집회
“물러나라” 요구에 조합장 “업무방해”라며 맞서
오는 22일 있을 총회가 조합 앞날 분수령 될 듯

▲ 8일 오후 사천송지지역주택조합 일부 조합원들이 집회 후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아파트 건설 사업에 차질을 빚는 사천송지지역주택조합(줄여 송지주택조합)이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장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며 법적 대응 의지를 밝히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용현면 송지리 산 25번지 일원에 1356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송지주택조합은 2017년 1월에 설립했다. 처음엔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듯 했으나 사천 관내 공동주택 건립 사업이 동시에 여러 건 진행되는 등의 이유로 점차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해 연말에 이르러선 업무대행사와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감이 극에 다다랐고, 결국 올해 4월엔 총회 끝에 조합장을 교체했다.

새로 취임한 송영준 현 조합장은 업무대행사와 계약을 해지하는 강수를 뒀다. 이 업체가 이미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부 의심되는 사업비 집행 등과 관련해선 해당 업체와 전 조합장을 경찰에 수사의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파트 사업 진척은 여전히 더뎠다. 54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썼음에도 토지 매입이 깔끔히 끝나지 않은 데다 경기침체와 악재 등이 겹친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업시행 업무를 대신 맡아줄 새 업무대행사도 선 듯 나서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8일 조합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합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사천송지지역주택조합 착공위원회(줄여 착공위)’ 이름으로 작성한 선언문에서 “540억 자금 지출내역을 낱낱이 밝히고 부정 지출금 등은 발본색원 하여 관련자는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들은 또 “조합이 파산에 직면한 상태이기에 현 조합 임원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임시총회 소집도 요구했다.

거리행진까지 벌인 집회 참가자 수십 명은 이날 송영준 현 조합장과 함께 아파트 사업부지의 전 소유주인 A씨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간단히 ‘송 조합장과 A씨가 서로 짜고 해당 사업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으로, 비난 수위가 꽤 높았다. 집회를 주도한 김정근 추진위원장은 “이제 땅이 경매로 넘어갈 판”이라며 “이럴 경우 조합원들은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달 말에 송지주택조합의 사업부지를 경매신청한 상태다. 토지 매각 비용 중 일부를 받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양측이 토지 거래를 한 건 2016년 7월이었으나 여전히 잔금으로 수십억 원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지체변상금과 금융이자 등이 포함됐다. A씨는 잔금이 남았음에도 해당금액만큼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 지난해 11월 토지명의를 조합 측에 넘겼다.

추진위의 이런 주장에 대해 송 조합장은 “추진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10일 뉴스사천과 전화통화에서 “지난 집회에서 (내)명예를 짓밟는 무수한 말이 쏟아졌다. 원만한 사업진행을 위해 지금껏 참았는데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업무 방해다”라며 법적 대응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오는 22일 총회를 갖고 새 업무대행사를 정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계속 밟겠다는 뜻도 밝혔다.

A씨 또한 가만히 있지 않을 분위기다. 그도 전화통화에서 “조합장과 아는 사이이긴 하나 서로 짜고 뭔가 나쁜 짓을 한 것처럼 말하는 주장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땅값을 다 받기도 전에 등기이전을 해준 것은 그만큼 사업을 도우려 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고리대금업자라는 둥 비난하기에 더 참을 수 없어 경매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양측 주장이 서로 맞서는 가운데 송지주택조합으로선 오는 22일 중요한 분수령을 맞는다. 조합 총회가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날 다수의 조합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릴 전망이다. 그 반대쪽이 다수의 뜻을 따라 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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