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무용협회, 보조금 개인에게 입금 후 돌려받아
참가자 1인당 항공료 등 참가비 250만 원 따로 걷어
단장 "통합경비로 사용... 남은 돈 돌려주려 했다"

사천시생활무용협회가 사천시에 제안했던 사업계획 중 일부.

사천시가 사천문화재단을 통해 보조금 1750만 원을 지원한 사천시생활무용협회 '미국 이주 50주년 기념 한미우호대공연(9월 10일~9월 21일)'과 관련해 허위 사업계획서 제출, 목적 외 보조금 사용, 실제 참가자 명단 허위 보고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천시와 사천문화재단은 8월께 사천시생활무용협회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총 1750만 원을 보조금(항공료)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상 항공료 3500만 원(14명 x 250만 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와 문화재단은 이 보조금은 항공료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사천시생활무용협회 측은 “대한국민으로서 자긍심 고양과 사천의 발전상을 홍보하고, 항공우주도시 사천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내쉬빌, 낙스빌, 랄리, 애틀란타, 콜롬비아 등 미주 순회 공연 계획서를 시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공연은 무료 비용이며, 체재 비용은 각 도시 한인회 측이 부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해외공연 참가자들은 9월 10일부터 21일까지 미국 4개 도시 순회 공연을 진행했다. 랄리 공연은 허리케인으로 취소됐다.

해외 순회공연 후 일부 참가자들이 시 보조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천시생활무용협회 측은 8월 16일께 참가자들에게 각각 125만 원을 입금하고, 당일(16일)과 다음날(17일) 행사 주관단체 사)국제댄스페스티발 대표와 구영미 단장 개인 통장으로 125만 원을 이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 보조금을 단체 통장으로 받은 뒤, 참가자 개인 통장에 입금시켰다가 다시 별도의 계좌로 회수한 것.

이보다 앞서 사천시생활무용협회 측은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참가자를 모집하며, 자부담(항공료 등) 명목으로 1인당 250만 원 씩 돈을 받은 상태였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한 단원은 “5월에 참가비 명목으로 250만 원을 입금하고, 8월 16일 협회에서 입금된 125만 원을 구영미 회장 개인통장으로 입금했다. 125만 원이 제 통장에 들어왔을 때 보조금이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구영미 단장은 시 지원금이 300만 원 정도라고 했다. 행사 후 실제 지원금(보조금) 규모 문의차 문화재단을 찾아갔을 때 보조금이 총 1750만 원 지급됐다는 걸 알았다. 항공사 확인 결과 실제 왕복 항공료도 1인당 왕복 140만 원 정도만 소요됐다. 개인에게 항공료 등 자부담 명목으로 250만 원의 돈을 걷고, 다시 항공료 명목의 시 보조금을 받은 셈이어서 전체 소요 경비와 사전 제출된 세부 예산 계획서 정보공개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보조금이 협회 통장에서 참가자 개인통장으로 입금됐다가 다시 행사 주관사 대표 개인 통장으로 이체된 것. 일부는 행사 주관사 측, 일부는 구영미 단장 계좌로 다시 입금됐다.

이에 대해 구영미 사천시생활무용협회 명예회장(무용단장)은 “시 보조금(1750만 원)을 항공료 외에 각종 경비로도 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현지에서 통합 경비로 사용했다”며 “보조금 가운데 일부는 악기와 소품 구입 등 필요 경비로 쓰고, 남은 돈(600만 원 상당)은 참가자들에게 돌려주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시 보조금은 공연에 필요한 경비로 지출했다. 순수 지역무용발전을 위한 것이었지 사심은 없었다. 10월 말 최종 정산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기획한 사)국제댄스페스티발 측의 해명은 또 다르다. 이 단체 대표는 "구영미 단장이 사천시생활무용협회 명의로 시비를 지원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없다"며 "미국 측도 마찬가지다. 저희에게 입금된 돈은 개인들이 자체 부담한 항공료와 행사진행비로 알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협회 또는 단체의 공식 보조금 통장에 보조금이 입금되면 자부담까지 통장에 넣어 항목별로 지출하고,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며 “교부될 당시 명시된 목적(항공료) 외 지출일 경우 보조금 회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 공연 불참자에게 보조금 지급? 협회 측 "정정서류 내겠다"

맹장염 입원 A씨 1차 보고서류엔 정상 지출 표기
협회 “다른 사람이 참가했다…곧 변경 서류 제출”
문화재단 “정산서류 보고 문제 있으면 보조금 회수”
해외공연 항공료 지원 첫 사례…사전 검증 아쉬워 

사천시생활무용협회의 ‘미국 이주 50주년 기념 한미우호대공연(9월 10일~9월 21일)’과 관련해, 행사 불참자에 대한 보조금 지출 논란도 일고 있다.

사천시생활무용협회 측은 공연 후 10월께 당초 계획했던 참가자 14명 모두에게 1750만 원 모두 항공료로 지원하고, 영수증 처리한 것으로 사천문화재단에 1차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실제 행사에 동행하지 않은 A씨에 대해서도, 정상적으로 항공료가 지급된 것처럼 관련 서류가 첨부됐다. A씨 역시 사전에 250만 원을 먼저 협회 측에 낸 뒤, 시 보조금 125만 원을 개인통장으로 입금시킨 상태였다.

이 문제에 대해 지난 19일 사천문화재단 측은 “협회가 제출한 서류에는 사전에 예고된 참가자 모두 항공기 티켓이 정상적으로 발권된 것으로 나왔다. 기자가 문의하기 전까지 참가자 중 변동이 있거나 불참자가 있다는 통보를 사전에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20일 구영미 단장은 “공연을 마친 뒤 재단 측에서 우선 항공료 정산이라도 하라고 해서 서류를 제출했는데, A씨가 출국 직전 맹장염으로 급하게 빠져서 미처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변경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 빠른 시일내 변경 서류를 제출해 보고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천문화재단 측은 “최종 정산 서류가 도착하면 구체적으로 다시 확인할 예정”이라며 “행사 참가자 중 변동이 있거나 대상자가 바뀐 경우가 있다면 즉각 보고가 있어야 한다. 국제교류와 사천시를 알리는 차원에서 이번에 처음 사천시생활무용협회에 예산을 지원했는데 여러 논란이 생길 줄은 몰랐다. 보조금과 관련해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겠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보조금 회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주관 단체가 내건 공연 포스터에 사천시생활무용협회가 언급되지 않은 점, 생활무용협회 측이 사천시에 보고한 한미 우호증진 차원 무료공연 계획과 달리 일부 공연이 유료로 진행된 점, 시가 항공료 절반 지원을 약속했으나 실제 소요된 항공료 대부분을 지원해 준 점 등도 구설에 올랐다.

실제 시는 사천시생활무용협회에게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행사주관사인 사)국제댄스페스티발과 한인회가 내건 공연 포스터나 홍보계획 어디에도 사천시가 후원했거나 생활무용협회가 이번 공연에 공식 참가한다는 문구나 표시가 없었다. 시보조금이 지원되는 문화 행사는 사천시 주최 또는 후원 명칭이 안내책자나 현수막, 포스터 등에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와 사천문화재단은 생활무용협회 측이 요구한 항공료 35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1750만 원(125만 원 x 14명)을 지급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항공료는 9월 당시 140만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와 문화재단은 항공료의 절반을 약속하고 항공료의 대부분을 지급한 모양이 됐다.

여기에 애틀란타 한인회는 정상급 가수 윤복희 씨 초청 공연을 홍보하면서, 1부 구영미 무용단 공연, 2부 윤복희 공연이 함께 열린다고 알렸다. 당시 입장료는 50달러로, 사천시생활무용협회가 시에 제출한 무료 공연 계획과는 다른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당시 공연 수준에 대해 현지관계자가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국위 선양 목적의 항공료 지원 취지와도 거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생활무용협회 측은 "저희 공연은 재능기부였고, 2부였던 윤복희 공연을 보고 사람들이 돈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천시와 문화재단에 사전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타지역 참가자들이 다수 참여했으며, 일부 나이가 많은 타지역 참가자들은 관광을 겸한 행사로 이해하고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분들이 사천시 우수예술단체 지원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해외공연 지원금 1750만 원은 사천시가 갑작스런 문화공연 또는 행사가 생길 것에 대비해 확보한 ‘열린문화마당’ 예산(1억 원) 가운데 일부다. 이 예산은 주최/주관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확보해 두고 있는 것으로, 긴급 예산 필요시 활용되고 있다.

이번 해외공연 지원은 사천시가 문화재단을 통해 항공료 지원금을 내어준 첫 사례다. 보조금 관련 논란이 일자, 사천시와 사천문화재단의 사전 검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문화예술공연 예산이 당초 예산에 확보하거나, 추경 예산 심의시 시의회 검토와 심사를 거쳐 지원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문제와 관련된 시의회의 추가적인 점검이 예상된다. 사천시는 이번 해외공연과 관련해 제기된 논란에 대해 전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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