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복수의 심리학>

▲ 「복수의 심리학」스티븐 파인먼 지음 / 반니 / 2018

복수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래전부터 복수는 소설가와 극작가와 영화감독의 뮤즈이고, 철학자와 사회과학자의 탐구 대상이다. 복수는 즉각적 반응일 수도 있지만 사전에 계획된 것일 수도 있다. “복수는 차게 대접해야 제 맛인 요리다.”

복수의 심리학... 또 진화 심리학인가? 아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Revenge: A short Enquiry into Retribution」으로 ‘복수에 관한 이야기’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사회에서 개인적인 복수는 용인되지 않고, 신은 ‘용서’를 가르친다. 복수심은 억제해야하며, 마음 한구석에 몰아넣고 몰래 간직해야 할 것 정도로 생각한다. 과연 이것이 복수심에 대한 온당한 대접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왜 복수에 끌리고 열광하는 걸까?

저자 ‘스티븐 파인먼’은 부당 행위에 대해 느끼는 복수 충동은 사회적 동물의 일차적이고 원초적인 욕망이라고 말한다. 복수가 항상 생각처럼 낯선 괴물은 아니며, 나아가 여러 면에서 우리는 복수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BC 1,700년의 『함무라비 법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복수법으로 유명하다. 종교는 신앙을 빙자한 응징을 후원하거나 묵인해왔다. 또한 역사는 피해망상과 앙심으로 뒤덮인 악질적 자기애가 어떻게 독재자의 엽기적인 파괴력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 히틀러, 사담 후세인, 스탈린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은 복수의 감정이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현되는지 설명한다. 동물의 복수 행태로부터 문학과 종교, 직장에서의 원한, 보복과 전쟁, 정치 보복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복수의 사례들을 다양하면서도 흥미롭게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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