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국도3호선 도시계획도로 확포장 중 194주 베어져
주민들 “다른 방법 없었나” 시 “이식해도 생육 힘들어”

사천시가 도로확장을 위해 30~35년 된 왕벚나무 가로수 194그루를 벌목했다.

매년 봄이면 벚꽃 터널을 이루며 사천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남양동(송포동) 왕벚나무 가로수 가운데 삼천포방향 좌측부 194그루가 최근 도시계획도로 확장 공사 과정에서 베어졌다. 이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반면, 사천시는 도로 확포장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시민들의 양해를 바라고 있다.

왕벚나무가 베어진 구간은 국도 3호선 송포교차로를 지나 사천시 동지역 시내로 진입하는 송포교부터 죽림삼거리간 1.2km구간이다. 시는 기존 10미터 도로폭을 25미터로 확장하는 도시계획도로 확포장 공사를 하고 있다. 쉽게 말해, 남양동 일원 구 국도 3호선을 기존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동서동 거주 김 모(48)씨는 “송포동 벚꽃길은 삼천포의 관문이었다. 수십 년 전에 심었던 벚나무들이 이제는 아름드리로 자라 봄철이면 특별한 정취를 전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싹둑 베어버리니 마음이 아프다”며 “과연 도로 확장을 위해 베는 것 밖에 길이 없었던 지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사천읍 거주 최 모(50)씨도 “지난 11일 길을 지나다보니 도로 한쪽으로 벚나무가 베어져 있는 것을 봤다”며 “이식을 한다든가 나무를 살려서 길을 내는 방법은 없었던 지 묻고 싶다. 베어진 벚나무와 함께 봄날의 추억이 함께 없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천시가 도로확장을 위해 30~35년 된 왕벚나무 가로수 194그루를 벌목했다.

이에 대해, 사천시 도시과 측은 “구 국도 3호선 왕벚나무는 봄철 개화기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정취를 제공해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이식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왕벚나무의 수령이 35년이 되고, 수고가 높아 이식 후 생육 확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다른 곳의 벚나무를 앞서 이식한 적이 있으나 가지를 친 곳이 썩어 10%도 살아남지 못했다. 내부 협의를 거쳐 벚나무를 베게 됐다”고 말했다.

시 도시과 측은 도로 확장 공사 후 이식이 가능한 어린 왕벚나무 239그루를 새롭게 심어 빠르게 녹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벚나무를 벤 것에 대한 항의와 문의전화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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