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3 지방선거 분석 - 사전투표 >

관내사전투표와 최종 선거 결과 아주 비슷해
관외사전투표에선 오히려 ‘송’이 ‘차’에 뒤져
사전투표율 점점 상승…40%가 일찌감치 투표

▲ 6·13지방선거 중 사천시장선거의 사전투표·전체투표 득표율 비교 표. 관내사전투표 득표율이 전체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보아 유권자들은 선거일 4~5일 전에 이미 표심을 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6·13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 달 가까이 흐르고 있다. 6·13지방선거 분석, 이번엔 사전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살피려 한다. 사전투표제는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돼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제도다. 전국 단위 선거로는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국회의원선거, 2017년 대통령선거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시행이었다.

그동안 사전투표율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전국 평균(단위 %)으로 볼 때 각각 2014년 11.49, 2016년 12.19, 2017년 26.06, 2018년 20.14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지난해 대선보다는 낮지만 4년 전의 같은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사천만 놓고 보면 조금 다른 면이 있지만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경향은 비슷하다. 2014년 15.22, 2016년 13.14, 2017년 27.16, 2018년 28.22이다. 2016년 국회의원선거가 가장 낮았고 이번 지방선거가 가장 높았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지역 표심의 특성상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치른 대통령선거에서 보수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낮다고 본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당시 사전투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율도 전국 77.23에 비해 사천이 75.82로 더 낮았다.

사전투표율의 상승은 전체 투표율(%)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사전투표가 없던 6년 전 제19대 총선에서 54.2이던 것이 2년 전 제20대 총선에서는 58.0으로 올랐다. 지방선거는 4년 전 56.8이던 것이 60.2로 상승했다. 사천만 놓고 보면 67.2에서 69.3으로 2% 넘게 올랐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더 나간 셈이다.

투표장으로 더 나간 유권자들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단정해 말하기 어렵다. 다만, 비교적 젊은 층이 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이 각종 통계나 여론조사로 확인되는 만큼 이를 참고해 대충 가늠할 수 있겠다.

이번 분석에서 더 눈여겨 볼 점은 사전투표의 표심이 전체 투표 결과에 미친 영향, 또는 두 결과의 비교다. 결과를 살피기에 앞서 두 가지 사실을 상기하자. 사전투표는 선거일에 맞춰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들이 선거일보다 4~5일 앞에 하는 투표다. 따라서 그만큼 이른 시점의 표심이 반영된다고 보면 된다.

또 사전투표는 관내와 관외로 나뉜다. 관외는 사천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서도 부득이 외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투표다. 유학 중인 대학생들 경우가 대표적이다. 군인들도 대표적 사례. 그러니 비교적 젊은 유권자들이 이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젊은 층 표심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관내의 경우 전체 유권자의 평균 분포와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최근 치른 네 번의 선거투표율 비교. 사전투표율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의 표심은 어땠을까. 편의상 사천시장선거로 좁혀서 살펴보자. 사전투표에는 2만6646명이 참여했다. 이는 전체 투표자 6만5474명에 비하면 40.7%에 해당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수치다. 이 가운데 관내사전투표 참여자는 1만9261명, 관외사전투표 참여자는 7385명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전투표에선 송도근 후보가 1위는 차지했으나 상당히 벅찬 싸움을 벌였다. 송도근, 차상돈, 이종범 세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7.60, 46.89, 5.51이었다. 1위와 2위의 표차는 185표(0.71%p)였다. 전체 득표율이 49.70, 44.47, 5.83인 것과 비교하면, 이 후보의 득표율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송·차 후보의 득표율이 상당히 좁혀졌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엔 관외사전투표가 크게 작용했다. 관외 득표율만 놓고 보면 차 후보가 53.62로, 40.16의 송 후보를 오히려 앞선 것이다.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은 관외사전투표자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로 읽을 수 있겠다.

박빙의 사전투표 결과와 달리 선거일의 일반투표에선 송 후보가 차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두 후보의 득표율은 51.06과 42.91로 8.15%p 차이를 보였다.

한편, 전체 득표율과 가장 유사한 득표율을 나타낸 건 관내사전투표다. 여기서 송·차·이 세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50.47, 44.29, 5.23으로 최종 결과와 비슷했다. 이는 곧 ‘선거일 4~5일 전의 유권자들 표심이 선거 당일에 이르러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해석될 수도 있음이다.

다만 4년 전 지방선거와 지난해 대선에서의 사전투표 결과는 이번 선거와 조금 다른 경향을 보였다. 먼저 2014년 지방선거에선 관외사전투표 결과가 전체 결과와 아주 흡사했다. 반면 관내사전투표에선 송도근, 정만규 두 후보의 표차가 더욱 좁혀졌다. 선거일에 이를수록 표심이 송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을 가능성과, 지역대결 성향이 강했던 선거 특성상 젊은 층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겠다.

반면 지난해 대선에선 관외는 월등한 차이로, 관내는 약간의 차이로, 모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더 많이 선택했다. 하지만 선거일 투표 결과는 홍 후보의 압도적 지지 양상이었다. 탄핵이란 특수 상황에서 탄핵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일찍 나간 반면 반대하거나 보수적 표심은 투표장으로 늦게 나갔다고 풀이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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