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천] <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

▲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최재천 지음/ 메디치미디어 / 2018

2016년 5월 중순, 한 장의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것은 국립생태원 원장이 한 시상식에서 어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상을 주는 사진이었다. 원장이라는 권위보다 아이에 대한 배려를 보여준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최재천 교수이다.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으로 3년 2개월 동안 재직하며 한 기관의 리더로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학자로 연구자로 한 길을 걸어왔던, 어쩌면 경영에서는 문외한인 그가 이 책에서 풀어놓는 리더십, 경영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으로 이어진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최재천의 경영 십계명’은 각각의 계명이 성공과 실패를 통한 경험과 배움에서 얻은 것이라 읽는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군림(君臨)하지 말고 군림(群臨)하라 △소통은 삶의 업보다 △이를 악물고 듣는다 △누가 뭐래도 개인의 행복이 먼저다 △인사는 과학이다>

십계명 중에서도 리더라면 누구나 원하지만 가장 어려워하는 ‘소통’을 위한 노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를 들면, 원장과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동아리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도 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 도시락 점심 미팅을 했다. 또한 각 부서 간 상호 소통을 위해 ‘원격바’(원장이 격주로 구워주는 바비큐)를 만들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파티를 주선하였는데, 이 ‘원격바’는 스스로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활동으로 부서를 초월해서 협업할 때 그 효과를 발휘했다.

‘통섭’, ‘호모 심비우스’ 등의 용어를 만들며 생태학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의제를 던지곤 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도 새 용어 ‘공영’(共營)’을 제시한다. 그의 말대로 새로운 사회 생태계가 펼쳐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직원 모두가 함께 경영하는 ‘공영’이 가장 필요한 경영 전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경영 리더로서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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