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플로팅 아일랜드

▲ 「플로팅 아일랜드」김려령 글/ 비룡소 / 2017

늘 가족 휴가는 3박 4일, 가는 데는 그곳이 그곳인 강주네 가족은 모처럼 아빠 회사 신입사원의 추천으로 6박 7일로 부유도(플로팅 아일랜드)라는 섬에 간다. 여러 번 배를 갈아타고 도착한 섬에는 강주의 상상과 다르게 낡은 집, 쓰레기 더미가 있다. 그러나 언덕을 넘어가면 잘 가꿔진 공원, 트램 등 이국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부유도에 있는 첫째날에는 좋았다. 외부인들에게는 요금을 받지 않는 호텔에 묵을 수 있었고, 섬사람들은 모두 친절했다. 그리고 하리마을에 사는 또래 친구 초이, 초아남매를 만나 같이 밥도 먹었다. 그런데 점점 이상하다. 사람들은 지나치게 친절하고, 하나의 섬을 안과 밖으로 나누어 가족 중 누군가가 섬을 떠나면 배신자로 낙인찍어 남은 가족들은 섬 밖인 하리마을로 쫓아낸다고 한다. 하리마을 사람들은 깨끗한 샘물을 먹을 수도 없고 트램을 탈 수도 없는 등 차별을 받고 산다.

강주네 가족은 결국 섬에 들어온 지 4일 만에 섬을 나가기로 한다. 전 촌장이었던 하리마을의 큰 어르신과 호텔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섬을 나와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온 강주는 없는 번호라고 뜨지만 계속해서 플로팅 아일랜드 호텔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 다시 섬에 갈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을 읽는 동안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의심스럽다. 강주네 가족이 하는 말을 누군가가 듣고 있지 않을까 긴장된다. 이주미 화가의 그림은 이러한 긴장감과 부유도의 미스터리함을 더해준다. 점점 더워지는 요즘, 플로팅 아일랜드를 읽으며 올여름 우리는 어떻게 휴가를 보낼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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