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정만규·송도근…3대 시장에 걸친 성과
국립공원 관문 힘겹게 뚫으니 안전문제 부각
이젠 사업 성공 매진…연간 90만 명 확보가 관건

▲ 8년의 노력 끝에 4월 13일 사천시가 사천바다케이블카를 개통시켰다.

4월 13일 사천바다케이블카가 드디어 개통했다. 8년이 넘는 오랜 기다림 끝의 산물이다. 김수영 전 시장이 화두에 올렸고, 정만규 전 시장이 초석을 다졌으며, 송도근 현 시장이 마무리 지었다. 시간이 길었던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름도 바뀌었고, 사업비 규모도 커졌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준공과 개통에 즈음해 지나온 과정을 돌아보고 궁금증 몇 가지를 풀어보려 한다.

케이블카사업의 등장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삼천포항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굽어볼 생각을 처음 한 건 옛 삼천포시 시절인 1990년대 초반이다. 당시엔 노산공원에서 신수도를 잇는 노선을 검토했다. 하지만 ‘타당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이 사업계획은 유야무야 묻혔다.

그러다 2000년 무렵 한 민간사업자가 케이블카사업을 구상하고 사천시에 제안한 적이 있었으나 이 역시 구체화되지 않은 채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오늘날 사천바다케이블카사업의 기본구상은 김수영 전 시장 재임시절이던 2009년 말에 나왔다. 2008년 개통한 통영케이블카가 관광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었고, 밀양에서도 민간사업자가 얼음골케이블카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때다. 이는 곧 이듬해(1월 12~26일) 공무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이어졌고, 1100명이 참여한 끝에 75%가 ‘찬성’ 의견을 냈다.

설문조사에서 비록 ‘찬성’ 의견이 높았으나 그렇다고 사천시가 케이블카사업을 힘차게 끌고 갈 상황은 아니었다. 일부 종교시설과 환경단체, 산악회 등에서 반대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김 전 시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국립공원, 관문을 뚫다

이는 자연스레 다음 지방선거에서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특히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정만규 전 시장이 2010년 7월에 취임하면서 속도를 냈다. 그해 발주한 타당성조사연구용역에서 비용대비편익(B/C) 지수가 1.03으로 사업성이 있게 나왔고, 2011년 3월엔 경남도 지방재정 투융자심사에서 ‘적정’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012년 6월, 환경부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삭도 설치가 가능하도록 공원계획변경을 승인함으로써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길이 열렸다.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사업이 정부로부터 모두 퇴짜를 맞고 있던 터라 아주 중요한 반환점이었다. 여기에는 지역 내 환경단체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없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이후 2013년 3월에 경남도 지역균형개발사업인 모자이크사업에 최종 선정되고, 이어 5월에 사천시가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케이블카 설치가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4년 1월에 끝날 것이라던 실시설계용역이 수개월 이상 늦어졌다. 하부역사 주변의 교통대책 마련과 케이블카 기술형식 선택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비용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안전 또 안전…풍동실험

결국 다음 지방선거를 또 만났다. 당선에 이른 쪽은 송도근 현 시장. 그는 선거 과정에서 케이블카사업이 꼭 필요하긴 해도 수익성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또 시장 취임 이후엔 세월호사건 여파로 안전성을 매우 강조했고, 이는 풍동실험이라는 새로운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사업 착공은 다시 1년 이상 늦어졌다. 2015년 8월에 끝난 풍동실험에서 설계풍속인 42.7m/s까지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삼천포 동지역에선 “이러다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며 의심스런 눈길을 보내는가 하면 사천시의회 일각에선 “늘어난 사업비에 따른 재원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모든 논란은 그해 12월 22일 사업 착공으로 가라앉았다. 돌이켜보면 수익성과 안전성의 문제는 케이블카사업이 등장했을 때부터 줄곧 따라다니던 물음표였다. 특히 민간사업자가 아닌 사천시가 공영개발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결코 쉽게 가져갈 문제는 아니었다.

착공 이후 준공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착공에서 2년 남짓, 케이블카 기본 구상에서부터 8년 만에 맺은 결실이었다. 통영케이블카가 최초 시설 결정 이후 12년, 착공에서부터 5년 넘게 걸린 것에 비하면 시간은 오히려 더 짧았다.

사업비 뛰고 이름 바뀌고

공공기관의 대규모 사업이 대충 그러하듯 케이블카사업도 시작과 끝이 달랐다. 특히 사업비. 처음엔 300억 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했다가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부풀어 400억, 500억이 되더니 결국 600억 원에 이르렀다. 또 다른 관광인프라 확보 등 케이블카와 연계한 사업규모를 생각하면 여기에 수백억을 덧붙여야 할 판이다.

이름도 바뀌었다. 처음엔 특별한 이름 없이 ‘각산-초양 간 해상케이블카’로 불리다가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사천해상케이블카’ ‘사천한려해상케이블카’ 등으로 바뀐 뒤 2012년 후반기에 이르러 ‘사천바다케이블카’로 자리 잡았다.

노선도 바뀌었다. 첫 구상은 초양섬에서 각산 전망대를 연결하는 2.49km였으나 초양섬의 경우 심각한 교통체증을 낳는다는 점, 각산 전망대의 경우 삭도 아래 종교시설을 지나간다는 지적에 따라 일부 수정했다. 최종 노선은 2.43km에 이르는 대방-초양-각산(봉수대) 노선이다.

케이블카 형식은 2선식 삭도다. 1선식은 비용은 싸나 바람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캐빈은 10인승, 16인승을 두고 고민하다 ‘10인승’ 캐빈 45기 설치를 최종 선택했다.

‘주사위는 던졌다’성공 염원

이렇듯 사천바다케이블카를 두고 사천시는 8년에 이르는 시간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 과정에 일부 초양섬 지주들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를 부르짖기도 했고, 삭도 아래 일부 종교시설에선 지금도 “사업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천바다케이블카가 가져올 이익이 얼마나 클지 몰라도 결코 적지 않은 이들의 희생이 숨어 있음을 지역사회는 꼭 기억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힘겹게 출발한 이 사업이 꼭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는 게 사천시민들의 한결 같은 바람이다. 이는 곧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긴데, 사천시는 어떤 목표를 세워놓고 있을까.

현재 케이블카의 ‘어른 왕복’ 요금은 일반 1만5000원, 크리스털 2만 원이다. 여기서 단체 할인 등 다양한 할인 규정을 적용하면 수입 계산이 복잡해진다. 사천시는 결론적으로 이용자 수를 2018년 87만7000여 명에서 2020년 105만9000여 명 등 향후 10여 년간 연평균 90만 명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는 사천시 여행방문객 수와 유사 케이블카 이용추이 등이 반영됐다.

이를 종합하면 케이블카 공사비와 유지관리비를 빼고도 이익이 남는 손익분기점까지 10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 기간 예상 누적 수입금이 1227억 원 남짓이라니 연간 120억 원 남짓 매출을 올려야 하는 셈이다. 참고로 바다케이블카 운행 첫날인 15일엔 4707명, 16일엔 7886명이 이용했다. 비와 황사로 날씨가 궂었음에도 이용객이 많았다는 게 사천시의 자평이다.

케이블카 운영을 맡은 사천시시설관리공단 박태정 이사장은 “이용객 수를 소극적으로 잡은 경향이 있어 손익분기점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 “시민의 돈으로 큰 사업을 시작한 만큼 혜택 또한 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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