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내일 내가 죽는다면>

▲ 「내일 내가 죽는다면」마르카레타 망누손 글/시공사 / 2017

이 순간 세상에 살아있는 사람들 가운데 죽음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지은이 마르가레타 망누손은 “우리가 떠난 뒤에 남겨질 사랑하는 사람들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살아있는 동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스웨덴에서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정리법을 자신의 경험을 담아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홀로 남은 아버지를 위해 가족들과 집을 정리하다, 어머니의 물건에 메모가 붙어 있는 것들을 발견한다. 어머니가 각각의 물건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일러둔 메모였다. 이 경험을 토대로 본격적인 데스클리닝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진 것들을 점검하고, 더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결정하는 일’은 꼭 연령이나 죽음과 연관되는 것만은 아니다. 가득차서 잘 닫히지 않는 옷장이나 서랍, 더는 꽂을 데가 없는 책장을 눈앞에 두면 누구라도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집안 가득 쌓인 물건들을 과감히 처분하면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시간을 두고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물건을 정리하면서 그에 얽힌 행복한 순간을 헤아리며, 내게는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하지 않을지 생각해본다.
 
사거나 소유하지 않아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현재의 삶을 소중하게 여긴다. 이것이 지은이가 말하는 데스클리닝의 핵심기술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주위를 정돈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나갈 힘을 얻는 것, 이것이 여든을 훌쩍 넘긴 지은이가 우리에게 건네는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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