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병주 발행인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입후보예정자 등록에 이은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출마 기자회견이 잇따르기 때문입니다. 출마자의 얼굴이 담긴 대형 걸개그림이 도시의 풍경을 바꿔놓은 탓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뉴스사천을 발행하는 입장에선 또 다른 장면으로 선거분위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뉴스 소재로서 가치가 떨어짐에도 적극적인 보도를 요구하거나, 이와 달리 정당하고 적절한 보도임에도 이를 폄훼하며 반발하는 상황을 만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모두 선거에 유‧불리를 의식한 행동이라 여깁니다.

최근 뉴스사천은 둘 가운데 후자에 해당하는 일을 겪으며 언론의 사명을 다시 한 번 새기고 있습니다. 관내 한 아파트가 그 운영과 관리에 부적절함이 있어 경남도로부터 감사 지적을 받고도 이를 입주민들에게 적극 알리지 않아 말썽을 빚고 있다는 보도를 한 뒵니다.

이 보도가 나가자 해당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보도에서 ‘배아무개 씨’로 표현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해당 기사 댓글 등을 통해 ‘기레기 뉴스’, ‘일방적 언론보도’, ‘반대파의 정치공세에 놀지 말고’ 등 거친 표현으로 마치 뉴스사천이 의도를 갖고 허위보도를 한 것처럼 몰아부쳤습니다. 지난 10년간 공정보도를 철칙으로 삼고 달려온 뉴스사천 임직원들로선 참기 힘든 모욕입니다.

그가 ‘반대파의 정치공세에 놀지 말고’란 표현을 쓴 것에서 알 수 있듯 그 역시 사천시민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입니다. 바로 사천시의원선거 가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배정현 씨죠. 뉴스사천이 최초 보도에서 ‘배 씨’로 표현했으나 뉴스사천 페이스북 페이지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스스로를 밝혔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는 없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름을 알리게 되어 “오히려 약이 되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입주자대표 배정현 씨는 또 이렇게 주장합니다. “타 언론에서는 아무 문제없다고, 기사거리도 안 된다고 하는데 왜 보도하는가?”

글쎄요. 경남도와 사천시가 감사 지적사항을 14일간 각 동의 게시판에 공지하라고 한 건 이 사실을 입주민들에게 널리 알리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따르지 않고, 마치 공지한 것처럼 보고용 사진만 찍고 게시물을 내렸다면, 이는 중대한 잘못입니다. 정녕 그 잘못조차 깨닫지 못한다면 유권자인 사천시민들은 이를 어찌 바라봐야 할까요.

그는 취재 과정과 보도 이후 해명 과정에 여러 번 말을 바꿨습니다. 처음엔 ‘처분이 지나쳐서 이의제기를 한 뒤 그 결과를 공개하려 했다’는 식이었다가 ‘관리사무소에서 보고를 받은 바가 없어 전혀 몰랐다’고도 했으며, 나중엔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하니 그래도 공무원들이 보고는 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는 식입니다.

해명을 듣는 뉴스사천으로선 황당하고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그가 감사처분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단 얘긴가요 몰랐단 얘긴가요? 그는 분명 뉴스사천 댓글을 통해 “사진을 찍어 시청에 보냈는지 모르는 사항이며, 입대의 측은 2주간 공고하라는 보고도 받은 바 없으며, 서류조차 본적 없어요”라며 관리사무소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배정현 씨는 한 아파트의 입주자대표 신분을 넘어 선출직 공무원을 꿈꾸는 예비후보입니다. 같은 꿈을 꾸며 경쟁하는 이가 적지 않기에 이전보다 더 대중의 관심을 받고, 크고 작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쉽습니다. 검증 과정도 거치겠지요. 그렇다고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진실을 가려선 안 될 일입니다.

잘못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 사천시민의 공복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입니다. 배정현 씨가 이번 일에 어떻게 책임지는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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