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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에 교육, 관광 더해야…그래서 활주로 필요”

기사승인 2018.02.14  11: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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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병주가 만난 사람] ⑭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김형래 교수

공군 정비장교-KAI 엔지니어-항공기계 교수
틈만 나면 ‘항공종합도시’ 설파하는 항공인
“해양에 항공 더한 특별한 관광 상상해보자”

 

   
▲ 김형래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모형 비행기로 비행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천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활주로예요.”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김형래(54) 교수. 그를 취재할 때면 귀가 따갑게 들었던 말이다. 문득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생각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삶도 잠시 엿보면서 말이다. 김 교수를 9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그가 항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3년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기계학과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이어 공군 장교로 임관해 공군 군수사령부에서 정비장교로 근무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그가 택한 첫 직장은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본부다. 때는 1990년 3월로,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여전히 시작단계에 머물던 시기다. 김 교수는 당시를 기분 좋게 떠올렸다.

“처음부터 행운이 따랐죠. 내가 맡은 업무가 플러밍(Plumbing)이라고 배관설비작업 같은 거예요. 당시만 해도 우리는 비행기 껍데기만 만들었지 배관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나로선 좋은 도전이자 기회였는데, 덕분에 이 분야 전문가란 소리를 듣게 됐죠. 선진기술 습득 차 해외 나갈 기회도 많았고요.”

그는 대우중공업에서 항공기생산기술엔지니어와 항공기조립기술엔지니어를 두루 거치며 항공기 제조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공부도 꾸준히 이어가 항공기술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몸담은 회사는 큰 변화를 겪는다. IMF 구제금융 사태 속에 정부가 내놓은 ‘항공사업 통합’ 정책에 따라 1999년 10월 1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KAI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2000년 1월, 항공기능대학(현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교수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는 망설임 없이 도전했고 뜻을 이뤘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늘 다른 꿈을 꾸었던 거죠. 내가 배운 것을 다시 누군가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 그건 학교나 군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대학으로 가면 연봉이 크게 줄어들지만 보람은 훨씬 더 클 것이란 생각에 바로 실행에 옮겼어요. 물론 애 엄마 눈치는 좀 봤지만, 뜻을 따라줘 고마울 따름이죠.”

그는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 즐거웠다. 그렇다고 교수라는 직분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역사회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언제나 항공전문가로서 발 벗고 나섰다. 대표적인 게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의 성공을 위해 힘쓴 일이다.

“저뿐 아니라 우리 대학 모든 구성원들은 지역사회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땅은 기부를 받고 건물만 우리가 지은 것이라 ‘이 대학은 사천시민들 것’이란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사천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우리도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마침 엑스포추진위 쪽에서 일을 도와 달라기에 흔쾌히 수락했어요.”

김형래 교수는 2004년과 2005년 제1·2회 엑스포에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데 이어 2006년부터 2013년까지는 운영본부장을 맡아 행사 전반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니 사천항공엑스포의 역사를 훤히 꿰고 있는 셈이다. 그에게 더 나은 엑스포를 위한 조언을 청했으나 그는 손사래를 쳤다.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늘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항공 이벤트가 관광산업으로 연결돼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됐죠. 개인적으론 항공 전문 경영인 학습에 도움이 됐다고나 할까. 다만 지금보다 자생력을 더 가져야 할 것 같은데, 그러려면 재단과 같은 독립조직을 갖추고 유료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겠죠. 관광을 고려하면 일회성 행사보다 연간 수시로 하는 소규모 행사도 생각해볼 수 있고요.”

조언보다는 개인적 생각임을 강조한 그는 대신 ‘항공우주엑스포가 거둔 성과를 꼽아 달라’는 부탁에는 쉽게 말을 꺼냈다.

“‘사천시’라는 브랜드파워의 성장을 첫째로 꼽고 싶네요. 그 전에는 (일반 국민들이)사천시와 항공산업을 연결지어 생각하기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젠 항공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사천시를 떠올리죠. 항공우주엑스포가 여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항공산업도시에서 항공종합도시로 변화·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는 점도 큰 소득이죠.”

항공종합도시? 그러고 보니 김 교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천시를 항공종합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가 말하는 항공종합도시란 뭘까.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18년째 사천에 살고 있는 사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천시에 거는 기대가 있어요. 그게 ‘항공종합도시 사천’이죠. 지금까진 항공기 제조나 정비에 관한 측면에서 ‘항공산업도시 사천’을 이야기했다면, 여기에 항공교육, 항공관광, 항공마이스(MICE) 등을 결합시키자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단기 항공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 그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올 수 있어요. 아이들이 공부하는 동안 어른들은 관광이나 낚시 같은 거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거죠.”

항공교육도시에 관해 그의 생각을 좀 더 풀어놓자면 이렇다. 항공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는 대체로 항공을 주제로 한 캠프나 과학교실이 인기가 많다. 그러니 사천시도 이를 벤치마킹 하자는 얘기. 물론 사천시는 지금도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항공캠프, 항공과학교실 운영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말고 항공교육센터 같은 것을 만들어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료 항공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하자는 얘기다. 하루 코스, 1박2일 코스, 2박3일 코스, 일주일 코스 등등.

항공관광도시도 이렇다. 사천시가 해양관광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에 견줘 특별함을 찾기가 쉽지 않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 따라서 ‘해양+항공’으로 특화하자는 주장이다. 경비행기나 헬기를 타고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국립공원, 지리산국립공원 같은 곳을 둘러보는 재미난 상상을 해보자는 제안이다.

그리고 항공마이스. 마이스(MICE)산업이란 상품·지식·정보 등의 교류 모임 유치나 각종 이벤트·전시회 개최 등을 포함하는 산업으로 도시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천이 항공산업도시라지만 항공 관련 심포지엄이나 컨벤션 행사를 마음대로 못합니다. 제대로 된 시설이 없어서죠. 얼마 전 상당히 많은 중국인들이 인센티브관광을 다닌다는 얘길 들었는데, 사천 삼천포도 관광자원 많잖아요. 다른 건 몰라도 항공우주만큼은 사천에서 하게 해야죠.”

김 교수는 자신의 생각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있다고 했다. 항공전문교육센터와 항공컨벤션센터의 설립, 그리고 경비행기 활주로 확보다. 그는 이 중에서도 활주로 확보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활주로가 있어야 항공관광도 가능하고 다양한 교육도 가능합니다. 특히 지금 한창 부족한 조종사도 키워 낼 수 있어요. 지금 전국에 운항과를 두고 있는 학교가 10개 이상인데, 실제 조종 교육을 받긴 쉽지 않거든요. 활주로와 함께 조종사훈련원 같은 게 사천에 있으면 그들을 유치할 수 있겠죠.”

항공에 관한 그의 이야기는 곰삭은 생각과 경험에서 나온 듯 술술 막힘이 없었다. 그런데 인터뷰 끄트머리에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요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행복’이며 행복을 키우는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거였다.

“지난해 몸이 좀 아프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됐어요. 다른 건 나름 괜찮았다고 자평했지만 정신적으로 얼마나 행복했나 생각하니 쉽게 동의가 안 됐죠. 그러고 보니 내 학생들도 썩 행복해보이지 않았던 것 같고. 그래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죠. 나를 위해, 학생들을 위해. 매 순간 행복을 깨닫는 삶이길 바랍니다. 행복코치로 재능기부 할 날을 꿈꾸고 있어요.”

지난해 ‘재밌는 항공우주 이야기’를 뉴스사천 독자들에게 들려줬던 김형래 교수. 이젠 행복 전도사인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듣고 싶다.

하병주 기자 into@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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